채길병 박사 연구팀, 4년간 연구개발 끝 ‘쾌거’
국내 최초 대형 위성 ·우주 탐사 교두보 마련 

한국원자력연구원 채길병 박사팀이 개발한 고전력 전기추력기. 사진=원자력연구원
한국원자력연구원 채길병 박사팀이 개발한 고전력 전기추력기. 사진=원자력연구원

원자력 전기추진, 대형 위성 및 심우주 탐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고전력 전기추력기를 개발하고 주요 성능을 검증하는데 성공해 관련업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.

한국원자력연구원(원장 주한규) 핵물리응용연구부 채길병 박사 연구팀은 4년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국내 최초로 10㎾급 고전력 전기추력기 개발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.  

전기추력기란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연료를 가열, 가속한 뒤 노즐로 분사하여 추진력을 얻는 장치다. 전기추력기는 기존의 화학식 추력기*에 비해 추진력은 낮지만 연비가 월등히 높아 연료 무게를 줄이고 탑재체 무게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.

이번에 개발한 고전력 전기추력기는 화학식 추력기에 비해 연비가 4배 이상 높아 향후 유·무인 우주선, 대형 정지궤도 위성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.

채 박사 연구팀은 영구자석 안에 양극, 음극 그리고 양극과 음극을 분리시키는 절연체로 고전력 전기추력기를 구성했다. 양극에서 음극으로 흐르는 전기는 알곤 가스를 플라즈마로 만든다. 직경 30㎝ 원통형 영구자석이 발생시킨 강력한 자기장은 플라즈마화 된 알곤 가스를 가속, 가열하게 되고 이것을 노즐로 분사하면 추진력이 발생한다.

이 때 전기추력기 양극은 내열성을 갖춰야 하고, 음극은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. 여기에 절연체를 어떤 재질로 만드느냐에 따라 플라즈마의 안정성이 결정되는데, 플라즈마의 성능을 최대화 하면서 안정화 할 수 있는 절연체의 재질을 선정하는 문제 또한 전기추력기 개발의 난제로 지적돼 왔다.

연구팀은 열부하를 가장 많이 받는 부품인 양극을 구리로 제작해 내열성을 확보했고, 음극은 토륨-텅스텐 재질로 설계하여 전류를 2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공급하는데 성공했다. 절연체는 알루미나(산화 알루미늄)로 만들어 플라즈마의 안정성을 향상시켰다.

우주기술 선진국의 10㎾급 전기추력기 추진력은 300~600mN(밀리뉴턴)(*)으로 알려져 있다.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.6㎥ 진공챔버로 극저온, 진공의 우주 환경과 유사한 조건을 갖춘 성능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200mN의 추진력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.

현재 실험실 규모에서 기술의 주요 성능 및 특성이 입증된 단계로서, 향후 10㎾ 이상의 고전력 전기추력기를 개발해 60㎥ 이상 대형 진공챔버를 통해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다.

국가간 우주 기술개발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성과는 고전력 전기추력기 분야 기술자립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.

미국, 유럽, 일본 등 우주기술 선진국의 경우 현재 10~100㎾ 고전력 전기추력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, 국제무기거래규정(ITAR)에 의해 관련 기술 또는 물자의 이전이 통제받고 있는 실정이다. 채 박사 연구팀의 이번 연구성과는 자체 기술개발을 통한 관련 기술 국산화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.

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  원장은 “이번 기술개발은 자체적으로 고전력 전기추력기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데 의의가 있다.”며, “향후 우주 기술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우주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.”고 밝혔다.

용어해설
* 화학식 추력기 : 연료의 화학작용으로 발생하는 고온·고압의 열로 추진력을 얻는 장치
* 1밀리뉴턴 : 0.1g의 물체를 들어올리는 힘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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